써보고 사고 천원샵 북적
불황속 새 소비 패턴
역 경매 마케팅 등장
업소용 상품을 가정에서 사용하고, 신제품은 공짜로 써본다. 더 싼 가격을 제시하는 서비스와 상품을 간택하고, 주변에 늘어난 천원숍에서 생필품을 구입한다.

경기불황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푼이라도 아껴보려는 소비자와 하나라도 더 팔려는 기업이 만들어낸 이색 시장풍경이다. 소비자는 생활의 지혜를 짜내고, 기업은 기발한 마케팅으로 유혹한다. 2008년 겨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생존’이다.

◆신상품 체험 마케팅 공간 인기

다음달 이대 앞의 한 쇼핑몰에 문을 열 예정인 ‘스토리라운지’는 소비자가 기업의 신상품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의 체험 마케팅 공간이다.

이곳에는 전자제품·화장품을 사용해 볼 수 있는 ‘신상품 체험존’과 스킨케어·네일아트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서비스 체험 존’, 커피나 와인 등을 시음할 수 있는 ‘시음코너’ 등이 마련된다. 여기서 소비자는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무료로 사용해 보는 기회를 얻고, 기업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과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일반 경매와 달리 판매자가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해 상품을 판매하는 역경매 마케팅도 불황을 맞아 주목받고 있다.

어학연수나 유학을 고려하는 학생이 희망국가와 경비, 유학목적 등을 제시하면 국내외 유학원이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유학 전문 온라인 사이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이사를 계획 중인 고객이 인터넷 사이트에 견적을 신청하면 이사업체들이 공개경쟁입찰에 나서는 역경매 이사 사이트도 나왔다.

◆저가물품도 소비 증가세

어려운 집안살림에 평소에 외면하던 저가물품에 대한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상품 대부분이 3000원 이하인 천원숍 다이소는 경기가 나빠지자 오히려 호황이다. 지난해 말 380개 정도였던 매장 수가 11월 현재 450개로 급속히 늘었다. 주요 매장의 경우 지난해 대비 월 평균 매출액도 평균 30%가량 증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이소 관계자는“올 들어 중대형 직영매장을 속속 오픈하는 등 불황에 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몰서 업소용 상품 불티

최근 들어 인터넷 쇼핑몰에 업소용 상품이 인기를 누리는가 하면 천연가죽 대신 인조가죽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옥션에 대용량 상품이 올라오는 ‘도매-식자재’ 코너의 11월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80% 늘었다. 특히 라면 사리만 들어 있는 사리면이나 라면 30개와 대형 수프 1봉지를 함께 구성한 덕용라면의 경우 4배나 증가했다. 업소용으로 분류되는 10㎏ 이상의 대용량 세제와 업소용 롤티슈도 세제와 휴지 전체 판매량의 각각 30%, 40%를 차지하고 있다.

G마켓에선 여성용 인조가죽 상품이 주간 평균 7500여 건이 팔리며 지난해 동기 대비 150%나 증가했다. 남성 가죽 재킷은 판매량(1400여 건)이 지난해보다 250%나 늘었다. G마켓 여성의류팀 이애리 차장은 “저렴하면서 보온효과와 다양한 멋을 낼 수 있는 인조소재의 인기는 불황 속더욱 늘어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2008-11-28
박태정 ptj@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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