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반 블로그 아카데미 수업 후기 - 라별 수강생
★ 원문 출처 : http://rabyul.tistory.com/396
#1.
2009. 5. 18. 월요일.
여느 때 같으면 달랑 한 개인 수업을 마치고 내게 주어진 넉넉한 시간을 어떻게 쓸 지 고민하면서 한껏 여유를 부렸을 텐데, 그 날은 달랐다. 수업 끝나자마자 영상미디어의 이해 팀플하고 그거 끝나고 바로 법사랑 서포터즈 2기 발대식에 참여해야 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저녁 7시에 있는 블로그 아카데미 스케줄도 있었다.
지 난 번에 남친이 휴가를 나오는 바람에 꿈과 환상의 나라 롯데월드에 있었던 지라, 첫 번째 강의는 듣지 못했다. 하지만 미리 올라온 수업 개요를 보고 빠져도 다음 번 진도를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블로그에 대한 간단한 큰 틀을 잡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이미 작년 1월부터, 아니 고1 때부터 개인 블로그를 가꿔온 나로서는 블로그 개설 같은 이야기는 안 들어도 됐었다. 그래도 확실히 첫 번에 빠지고 나니 왠지 긴장이 됐다. 동시에 정말 관심 있고 좋아하는 '블로그'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괜히 두근거리기도 했다.
#2.
Yes APM? 왠지 Hello APM을 따라하다 만 듯한 어설픈 이름이었지만 5층에는 꽤 그럴듯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강의실을 못 찾아 헤매다 겨우 들어간 블로그 아카데미! 오늘에서야 이름을 새기고 블로그 아카데미의 멤버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지난주 복습을 했다. 얼리어답터로 유명하신 '이강석' 강사님(앞으로는 강서기님으로 부르겠음!)께서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도구 중 하나가 블로그"라고 하셨다. 나도 크게 공감했다. 얼마 전 학교에 오셨던 동아일보 기자 선배님께서도 "자신만의 블로그를 꼭 만들라"고 하셨으니. 꼭 어떤 목표를 달성하지 않더라도 블로그를 꾸리면서 얻는 즐거움이 많았기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였다.
#3.
블로그 아카데미를 위해 강서기님은 많은 것을 준비하신 모양이었다. 그걸 제대로 다 알아들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였지만. 나름대로 빠짐 없이 열심히 필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왠지 장황한 글들이 잔뜩. 여튼 1부터 매긴 번호는 10까지 이어져 있었고, 나중에 질문이 들어와서 RSS와 메타블로그를 비교, 대조하면서 배웠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흠, 그럼 그 날의 기억을 하나하나 되살려 볼까.
#4.
되살려 볼까 했는데 그걸 다 나열하자면 너무 지루한 후기가 될 것 같아서 필요한 것만 쏙쏙 뽑아 이야기해 봐야겠다. 나도 내 블로그를 보는 독자들이 분명 있을 텐데, 누가 스압을 견디고 이걸 다 읽겠는가!!!!!
사실 초반 내용은 이미 숙지하고 있던 것들이었다. 블로그에는 내용이 필요하고 그 내용은 보통 '글쓰기'라는 것을 통해 채워지며, 따라서 블로그를 가꾸기 위해서는 '잘 써야' 한다는 이야기. 신문 칼럼을 읽으며 문체와 관점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단 말씀을 하셨는데 공감했다. 특히 논술로 대학에 왔고, 지금도 어쭙잖은 솜씨로 논술 과외를 하고 있는 내게 신문 사설의 중요성이란 정말 후덜덜할 정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알고 있는 걸 실천할 만큼 내가 성실한 인간은 아니고...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경향을 비롯해 적어도 2종 이상의 신문 사설은 꾸준히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조중동은 꼴도 보기 싫지만 반대 쪽의 논리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보게 될 것 같고. 그래, 나 자신이 균형이 잡혀야 하니까 그 정도는 감수하자! 라는 결론을 내렸다.
색깔 있는 블로그에 대해서도 큰 공감을 했다. 그 색깔이 카테고리와 전반적인 내용에서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 자기만의 색이 확연히 나타난 문체를 지닌 이들을 참 좋아하는 편이다. 충분한 콘텐츠로 독자들을 기쁘게 하는 블로거를 볼 때도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오지만. 나도 처음에 리뷰 전문 블로그를 지향했는데 내적인 소스는 많이 쌓이고 있는 데 반해, 그걸 나타낸 건 터무니없이 적은 양 뿐이라 부끄럽다. 이제 더 이상 묵혀두지만 말고 포스팅을 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후기는 그 다짐의 초석이 될 듯.
#5.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서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한 나는, '자료수집'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고백하자면 이번 교육에서 배운 것처럼 꼼꼼하고 짜임새 있는 준비를 하진 못했었다. 생각나는대로 정리하고 메모하는 습관은 잘 들어 있지만, 특정 주제를 다룬 전문 사이트를 들어가보기는커녕 국내외 주요 미디어 사이트 모니터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차 언론인을 꿈꾼다는 녀석이 잘 하는 짓이다- 스스로에게 혀를 끌끌 찼다. 이건 뭐.
메 타블로그 이야기도 익숙했는데, 지금 터를 잡은 티스토리 자체가 어느 정도는 메타블로그 역할을 하고 설정만 하면 올블로그, 믹시, 이올린 등으로 글 전파도 가능했기에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메타블로그가 그렇게까지 많을 줄은 그때 처음 알았다. 거의 40개 정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 올블로그와 블로그코리아에서만 잘 자리 잡아도 80% 정도는 성공인 것 같다. 흠, 한 3년 정도 지나면 연말에 하는 어워드에 이름을 당당히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치 앞만 보고 블로그 운영하는 건 아니니까,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튼튼하게 길러내야지.
#6.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할 만한 문제. '방문자를 어떻게 늘릴까?' 나 역시도 그 같은 고민을 오랫동안 했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강박관념에서 많이 벗어났지만 말이다. 요즘 들어서는 글 하나를 쓸 때, 제목이나 태그, 분류에도 신경을 쓰지만 예전엔 그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단순히 글을 올려 놓고 누가 좀 보러 와 주길- 하고 기다렸을 뿐. 불특정다수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얼마나 잘 노출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줄도 모르고 헛고생을 한 거다. 내용을 충실히 하는 건 필수, 보기 좋게 다듬는 것도 필수! 아, 성공한 블로거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2MB 정부 출범 이후 언론에서도, 그리고 주변에서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소통'. 현재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거듭 강조되었겠지만- 블로고스피어에서 역시 소통이 매우 중요했다. 정보 교류를 할 수 있고,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그렇잖아도 장차 미니홈피보다 더 잘 키우고 싶은 블로그에는 정작 댓글도 방명록도 적어서 슬퍼하고 있었다. 근데 돌아보니 그건 내 책임도 컸다. 나부터가 귀찮다고 다른 블로그에 얼굴 내밀 생각을 않는데 누가 여길 오겠는가. 아, 관대한 내게 역지사지의 자세가 부족했다니- 또 한 차례 반성을 했다. 이러다 후기 작성 마칠 때까지 열두 번도 더 반성하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
#7.
블로그를 그저 블로그로 두지 말고 수익을 창출하는 창구로 이용하는 것도 나왔는데, 얼핏 알고 있었던 비루한 지식에 깊이를 더한 것 같아 좋았다. CPC 형태와 블로그 네트워크로 나누어서 보기도 하고. 말이 어렵지 예전에 썼던 글(http://rabyul.tistory.com/153) 에서 다루었던 것들이다. 흠, 난 미관을 해치고 싶지 않아 광고는 안 달았는데 역시 잘한 선택인 듯 싶다. 하루 유입되는 방문자수가 어마어마한 것도 아니고, 게다가 계속 붙여야 하는 광고 다는 것도 탐탁찮고. 결국 내가 돈을 벌 길은 블로그 네트워크 쪽인가. 늘 안 읽은 채로 두긴 하지만 프레스블로그 메일을 받고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전에 한 번 작성해서 책 한 권 받은 적도 있고. 좀 더 빈곤해지면 아마 본격적으로 뛰어 들겠지.
강서기님은 끝 부분이 되어서는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말씀을 하시며 블로그 역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하긴 모든 일이 다 그렇다. 공부도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매일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고, 다이어트 할 때의 운동도 그러하다. 우리가 미쳐 매달리는 영어 역시 마찬가지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내가 좋아서 스스로 하게 된 블로그인데, 날마다까지는 못 하더라도 적어도 1주일에 2~3번 정도는 내 손을 타게 해야 하지 않을까. 또 반성 중이다. 인제 반성할 일을 만들지 말아야지 마음이 무거워 죽겠다.
#8.
운 좋게 많은 사람들 앞에 선보이게 된 내 블로그. 강서기님 '별나라' 아니죠~ '빛나라 별들아' 맞습니다~ 또 다른 분 블로그도 봤는데 잡지 에디터 일을 하시는 모양인데 투데이가 400대였다 후덜덜. 이니시스 결제 시스템도 신기했지만 별로 내게 적합해 보이진 않았다. 왠지 실례가 될 듯 싶어 사진 찍는 것마저 주저주저했던 나. 다음 번에는 좀 더 앞에 앉아야겠다는 생각도. 아, 물론 후기도 꼬박꼬박 정성스레 올릴 생각이다. 난 예쁨 받는 우수한 학생이 되고 싶으니까^.^
그 저 남의 글 퍼나르기와 갖고 있는 정보를 보기 좋게 요리하기에 바빴던 고등학생 블로거 시절도 있었고, 작년엔 이제 좀 제대로 블로그를 시작해 보겠다며 티스토리에 내 집 마련을 하기도 했다. 거의 맨 땅에 헤딩하다시피 시작한 거라 아무 생각도 없었는데, 운 좋게 카르페디엠에서 블로그 아카데미 소식을 듣고 이렇게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됐다. 4주짜리 강의만 듣고 갑자기 파워블로거가 될 수는 없겠지만, 블로그 아카데미에서의 배움을 바탕으로 해 더 멋진 블로거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지. 믿거나 말거나 2009년은 내가 선정한 '블로그 성장 원년의 해'니까. 올해의 그 목표를 실현해 12월 즈음에는 씽긋 웃을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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